이번에 소개할 현장은 울산 한국석유공사에서 진행한 자원봉사 참여벽화 작업입니다.
이번 작업은 저희가 모든 과정을 단독으로 진행하는 일반적인 벽화 시공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자원봉사자분들과 함께 벽화를 완성하는 참여형 작업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저희가 전체적인 작업 과정과 디자인을 준비하고, 자원봉사자분들이 직접 채색에 참여하면서 길게 이어진 옹벽을 하나의 바닷속 풍경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야외 벽화는 바로 그림부터 시작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이번 현장은 오랫동안 외부에 노출되어 있던 옹벽이라 표면에 먼지와 오염이 많이 쌓여 있었습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먼저 고압세척을 통해 벽면에 붙어 있던 오염물을 제거하는 작업부터 진행했습니다.
벽화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야외 작업에서는 바탕 상태가 이후 도장과 채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준비 과정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세척을 마친 뒤 벽면 상태를 확인하고 본격적인 바탕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기존 벽면은 석재 형태의 무늬가 반복되는 긴 옹벽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이 벽의 길이를 활용해 마치 바닷속을 옆에서 바라보는 것 같은 장면을 구성했습니다.
위쪽은 밝은 블루, 아래로 내려갈수록 짙어지는 색상을 사용해 바다의 깊이를 표현하고 가장 아래쪽에는 모래색을 넣어 해저의 모습을 만들었습니다.
기존 벽면의 요철과 돌무늬도 그대로 남아 있어 평평한 벽에 그린 그림과는 또 다른 질감이 느껴집니다.
멀리서 보면 커다란 하나의 바다처럼 보이고, 가까이 다가가면 기존 벽의 입체적인 표면과 그림이 함께 보이는 방식입니다.
큰 배경과 전체적인 구성이 갖춰진 뒤에는 자원봉사자분들과 함께 세부 그림을 채워나갔습니다.
긴 벽면을 따라 여러 명이 자리를 나누어 물고기와 산호, 해초 등 다양한 바닷속 생물을 하나씩 완성했습니다.
벽화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함께 작업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형태와 색상 구성을 준비하고, 필요한 부분은 현장에서 안내하며 진행했습니다.
한 사람이 완성하는 벽화와 달리 여러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그림을 채워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는 점이 이번 작업의 가장 큰 특징이었습니다.
완성된 벽에는 다양한 물고기와 해초, 산호가 자리 잡았습니다.
중앙에는 잠수부와 돌고래를 크게 배치해 시선이 자연스럽게 모이도록 했고, 주변에는 크기와 색이 다른 물고기들을 흩어지듯 구성했습니다.
바닥 쪽에는 분홍색과 붉은색 산호, 초록색 해초를 넣어 파란 배경과 대비되도록 했습니다.
멀리서 전체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가까이에서 하나씩 그림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는 벽화입니다.
작업 전과 작업 후를 비교하면 공간의 변화가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비슷한 무늬가 길게 반복되던 옹벽이었지만, 작업 후에는 파란색이 넓게 펼쳐지면서 공간 전체의 인상이 확연하게 달라졌습니다.
특히 옹벽 위쪽의 배와 파도를 표현한 난간 디자인과 파란 바다 벽화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점도 이번 현장과 잘 어울렸습니다.
기존 시설물을 바꾸지 않고 현재 공간이 가진 특징을 활용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것 역시 벽화 작업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이번 울산 한국석유공사 현장은 결과물뿐만 아니라 완성해 가는 과정 자체에도 의미가 있었던 작업입니다.
전문가가 준비한 디자인 위에 자원봉사자분들의 손길이 하나씩 더해지고, 비어 있던 공간이 물고기와 산호로 채워지면서 하나의 바다가 완성되었습니다.
벽화는 낡거나 평범했던 벽면을 변화시키는 작업이기도 하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참여한다면 그 공간에 새로운 이야기를 남기는 활동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길게 이어진 옹벽에 완성된 푸른 바닷속 풍경처럼 앞으로도 주변 환경과 작업 목적에 어울리는 다양한 벽화 현장을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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